림 실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다음 고민은 ‘화풍’입니다. 처음에는 따라 그리기만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나는 어떤 스타일로 그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스타일에 고정되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시도를 하다 길을 잃습니다. 중요한 건 무작정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과 목적을 가지고 화풍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화풍을 시도하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는 방법, 단계별 접근 전략, 그리고 실전 실험 예시까지 구조적으로 안내합니다. 화풍은 찾는 것이 아니라, 시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화풍 탐색의 첫걸음 – 스타일을 보는 눈부터 키우기
자신의 화풍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다른 작가들의 화풍을 ‘정확히 관찰하고 분류’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단순히 ‘예뻐서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분석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 스타일 분석 노트 만들기
좋아하는 작가 5명을 선정하고, 각자의 그림에서 반복되는 요소를 메모해보세요. 예: 라인 굵기, 색감 톤, 음영 처리 방식, 눈/입의 묘사, 배경 구성 등. 이런 요소들을 분해해보면 그 작가만의 ‘화풍 언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 장르별 화풍 비교 연습
같은 소재라도 장르에 따라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 현실풍 vs 만화풍 / 동양화 vs 서양 일러스트 / 게임 일러스트 vs 감성 드로잉. 같은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로 그려보는 연습은 스타일 감각을 확장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 기술적 요소 분해 시도
화풍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기술의 조합입니다. 예: 그림자 처리만 비교해도 부드러운 블렌딩/강한 단면 명암/컬러 명암 등 다양한 기법이 존재합니다. 어떤 스타일이 어떤 브러시와 어떤 명암 방식으로 표현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화풍 분석용 보드 만들기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아트스테이션 등에서 스타일별 레퍼런스를 모아 화풍별 분석 보드를 만들면, 직접 시도할 때 방향이 명확해집니다. 예: ‘부드러운 수채화풍’ 보드 / ‘강한 채색형 캐릭터 스타일’ 보드. - 좋아하는 화풍과 맞지 않는 화풍 비교
중요한 건 자기 취향뿐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입니다. 시도해봤지만 어울리지 않거나 불편했던 스타일도 기록해두면 화풍 선택 시 ‘피해야 할 방향’이 명확해집니다.
화풍 실험의 실제 – 시도는 시스템 안에서 해야 성장한다
다양한 화풍을 시도한다고 해서 무작정 그리기만 해서는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스타일 실험도 체계적으로 접근하면 훨씬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이 확립됩니다.
- 1콘셉트 3화풍 실습법
같은 소재(예: 여자 캐릭터 1명, 같은 포즈)를 3가지 화풍(예: 디즈니풍 / 애니풍 / 사실풍)으로 그려보는 실습입니다. 이런 방식은 스타일을 비교하며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해줍니다. - 주 1회 화풍 시도 루틴 만들기
매주 하나의 화풍을 선정해 미니 프로젝트로 작업하세요.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상관없습니다. 포인트는 다양한 시도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데 있습니다. 실력이 아닌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 브러시와 색감 제한 실험
화풍은 도구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같은 콘셉트도 브러시만 바꿔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납니다. 예: 수채 브러시 vs 잉크 브러시 / 저채도 색상 vs 고채도 색상. 제한을 주고 실험할수록 스타일의 뼈대가 단단해집니다. - 선 중심 스타일 vs 면 중심 스타일 비교
라인 드로잉을 중심으로 하는 스타일과, 채색이나 면 구성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은 감각이 완전히 다릅니다. 선을 줄이고 면으로 표현하는 실험은 화풍을 넓히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 화풍 따라 그리기 + 리디자인 시도
단순 모작이 아니라, 따라 그린 후에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해보세요. 예: 애니풍 캐릭터를 감성 수채화풍으로 다시 그리기. 이런 연습은 단순한 복제를 넘어 창의적인 변형 능력을 키워줍니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통합하기 – 수많은 시도 끝에 남는 감각
화풍 시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양한 시도 끝에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모든 시도는 결국 하나의 방향성을 향해야 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나가야 합니다.
-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 찾기
여러 화풍을 시도하면서도, 항상 비슷한 요소가 반복된다면 그것이 바로 ‘자기 스타일의 뿌리’입니다. 예: 전체 스타일은 바뀌어도 항상 부드러운 선, 따뜻한 색감을 사용하는 경우. - 즐거운 화풍 + 편한 방식 중심으로 정리
실험이 쌓였다면, 이제는 그중 ‘그리고 싶어지는 스타일’과 ‘손이 편한 표현 방식’을 중심으로 스타일을 정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억지로 예쁘게 보이려는 화풍은 결국 오래가지 못합니다. - 작업 목적에 따라 화풍 분화하기
하나의 고정 화풍만으로 모든 작업을 해결하기보다는, 용도에 따라 스타일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예: SNS 콘텐츠용 감성 그림 / 포트폴리오용 채색 중심 캐릭터 / 굿즈용 귀여운 SD 스타일 등. - 화풍 피드백받기 루틴 만들기
1달에 1회 이상, 시도한 스타일을 커뮤니티, 디스코드,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특히 감상자의 ‘느낌’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의도한 스타일이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진짜 실력으로 연결됩니다. - 스타일 정리 포트폴리오 만들기
화풍 시도는 포트폴리오 정리로 이어져야 합니다. 각 스타일별 대표작 1~2점을 선정해 ‘다양성과 통일성’을 함께 보여주는 구성이 이상적입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이후 클래스101, 굿즈샵, 강사 지원 시 매우 유용합니다.
화풍은 노력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감각입니다.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화풍을 경험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작가로 성장하는 길입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한 장을 그리더라도, 어제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려보세요. 이 작은 시도가 모여, 언젠가는 누가 봐도 ‘당신의 그림’이라고 부를 수 있는 화풍이 완성될 것입니다.